A. 오랫동안 '성인병'으로 불리던 병을 일본 후생성에서는 1996년 '생활습관병'이라고 명칭을 바꾸어 부르기 시작했습니다. 이들 성인병의 대부분이 잘못 길들여진 '생활습관' 때문에 생겼고, 또 아이들에게도 많이 생겼기 때문에 성인병이란 명칭을 버린 것입니다. 한국의 대한내과학회에서도 2003년 5월부터 성인병을 '생활습관병'으로 바꿔 부르고 있습니다.
현대인들은 대부분 오랫동안 씹을 필요가 없는 부드러운 음식을 좋아합니다. 부드러운 음식을 잘 씹지 않은 채 넘기면, 침이 음식에 골고루 섞이지 않아 침의 훌륭한 기능이 발휘될 수 없습니다. 예를들어 생활습관병의 직접적인 원인이 활성산소 때문인데 침은 활성산소를 제거합니다. 잘 씹지 않아 침이 음식물에 충분히 섞이지 않게 되면 활성산소가 제거되지 않아 생활습관병이 발병하는 것입니다.
특히 요즘 어린이들은 식품첨가물이 많은 음식물을 주로 먹습니다. 이 때문에 아이의 몸에 활성산소가 많이 발생하고, 그 결과 생활습관병이 급증하게 되었습니다. 많은 어린이가 소아당뇨병, 소아비만, 위궤양, 협심증, 심근경색, 동맥경화 같은 생활습관병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이 말은 니시오카 하지메 지음 <씹을수록 건강해진다>에 나오는 말입니다. 니시오카 하지메 교수는 세계 최초로 침의 독성제거 능력을 연구과제로 도입한 과학자로 이 분야의 연구를 주도하고 있습니다. 특히 식품첨가물, 농약, 화장품의 독성 연구에 대해서는 국제적으로 높은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하지메 교수는 침 즉 타액에 대해서 20년 넘게 연구해온 타액(침) 전문가이기도 합니다.
하지메 교수 연구에 의하면 발암물질과 같은 독성을 시험관 안에서 침과 섞으면 30초가 지나면 독성이 대부분 없어졌습니다. 음식물을 입에 넣고 30초 정도의 시간이 지나려면 대개 40번은 씹어야 합니다. 그러므로 음식물 속의 독성을 없애기 위해서는 매번 40번 이상 꼭꼭 씹어 먹는 습관을 들여야 합니다. 물론 30초 동안 씹는 횟수는 사람마다 조금씩 다를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음식을 물이나 국에 말아 먹으면 오래 씹어도 별 효과가 없습니다. 물이 음식을 둘러싸서 침과 섞이는 것을 방해하기 때문입니다. 물은 식사 30분 전에, 최소한 식사 5분 전에는 마셔야 합니다. 그리고 식사 2시간 후에, 최소한 1시간 후에 마셔야 물로 인해 소화가 방해받지 않습니다. 그리고 식사 때 음식물에서 나오는 물이 있어서 크게 목마르지는 않습니다. 너무 목마르면 한두 수저 정도의 물로 만족하시기 바랍니다.
B. 잘 씹으면 어떤 효과가 있습니까? 침속에는 여러가지 성분이 포한돼 있습니다. 그런데 잘 씹지 않으면 이들 성분이 음식에 골고루 섞이지 않아 건강에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 예를들어 잘 씹지 않으면 '페록시다아제'란 성분이 섞이지 않아 활성산소가 제거되지 않아 병에 걸리게 됩니다. 이외에도 지방을 분해하는 소화효소인 리피아제, 전분을 분해하는 소화효소인 아밀리아제, 당을 분해하는 소화효소인 프티알린이 있어 충분히 씹지 않으면 소화가 잘 되지 않을 것은 당연합니다.
또 음식물을 삼키기 쉽도록 하는 당단백질인 뮤신이 있고, 입속을 부드럽게 하고 건조를 막아주는 혈장단백질인 알부민이 있고, 노화방지 호르몬인 파로틴이 있습니다. 살균작용을 하는 단백질인 리소자임이 있고, 항균작용을 하는 락토페린이 있는데, 잘 씹지 않으면 음식물에 섞여있는 바이러스,박테리아 같은 병균들이 그대로 뱃속으로 들어갑니다. 입안에서 살균할 수 있는데.... 이외에도 침의 중요한 효과 다섯 가지만 요약해서 소개하겠습니다.
1) 잘 씹으면 뇌기능이 활성화 됩니다. 이 사실을 실험으로 증명한 이는 도쿄의과치과대학 구보타 긴지로 박사입니다. 구보타 박사는 최근 개발된 특수 카메라를 통해 건강한 18세에서 40세까지 남녀 12명의 혈류를 측정했습니다. 그들에게 껌을 씹게 한 후 측정했는데 모두 뇌 각 부위에서 혈류량이 증가했습니다. 많은 경우에는 25~ 28%, 적은 경우에는 8~ 11%가 상승했습니다.
뇌에서의 혈류량 증가는 뇌 신경세포의 대사가 활발해져 각부위 모세혈관이 확장되었기 때문으로 추정되었습니다. 그러므로 잘 씹으면 치매예방에도 큰 효과가 있습니다. 씹는 일이 뇌를 자극해 혈류를 좋게 해줌으로써 뇌를 젊게 만들기 때문에 치매가 예방될 수 있는 것입니다.
2) 잘 씹으면 면역력이 향상됩니다. 사람의 몸은 면역의 기능에 의해 보호됩니다. 면역기능이 저하되면 금방 감염증과 같은 질병에 걸리게 됩니다. 침 속에는 면역과 관련된 물질이 혈액보다 훨씬 많이 들어 있으며, 바이러스를 퇴치하는 기능도 있습니다. 그러므로 감기가 의심되면 음식물을 잘 씹어 입속에 타액(침)을 많이 분비해야 합니다.
또 평상시 입속은 박테리아로 가득한데, 침 속에는 이들 박테리아의 부착을 방해하는 면역물질도 포함돼 있습니다. 그러므로 잘 씹어 먹으면 타액의 분비가 증가해서 충치나 치주염을 예방할 수 있습니다. 치주염은 질병 중에서 가장 흔한 질병 중 하나입니다.
3) 천천히 씹으면 다이어트가 됩니다. 일본 규수대학 의학부의 오무라 유타카 교수는 배가 부르면 '더 이상 먹지 않아도 된다'는 지령을 보내는 만복중추를 발견했습니다. 이 만복중추는 사람 뇌의 시상하부에 있으며, 이 만복중추를 자극하면 빨리 만복감 즉 '배부르다는 감정'을 느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잘 씹지 않고 빨리 먹어버리면 만복중추가 작용하기도 전에 이미 과식하게 되므로 쉽게 비만이 됩니다.
이 말은 천천히 씹어 먹으면 적게 먹어도 만복감을 느끼게 되고, 비만과 병에 잘 걸리지 않는다는 사실을 말하는 것입니다. 현대인들은 씹는 맛이 있는 딱딱한 음식을 꺼리고 부드러운 음식만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으며, 이 때문에 잘 씹지 않고 대충 삼키는 습관이 배었습니다. 이것이 현대인들에게 비만이 많은 이유 중 하나입니다.
4) 침 속에는 젊어지는 호르몬이 있습니다. '젊어지는 호르몬'인 파로틴은 뼈와 치아를 튼튼하게 만들고 피부대사를 활발하게 함으로써 기미와 주름 등을 방지해주는 역할을 합니다. 파로틴은 이미 약재로 만들어져 병원에서도 사용되고 있는데, 변형성 관절증, 위하수증, 치조농루, 노인성 백내장 등과 같은 질환의 약품으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나이를 먹어감에 따라 타액 속의 파로틴 분비량이 적어진다는 사실도 밝혀졌습니다. 그러므로 고령자일수록 음식물을 더 오래 씹어 타액의 양을 증가시키고 파로틴의 기능을 활발하게 만들어야 합니다. 침 속에 포함되어 있는 젊어지는 호르몬을 좀 더 적극적으로 활용해서 조금이라도 노화를 늦춰야 합니다.
5) 잘 씹으면 환경호르몬으로부터 몸을 보호하고 생식능력을 지킬 수 있습니다. 1996년 3월 미국의 테오 콜본 등 3명의 생물학자에 의해 저술된 <도둑맞은 미래>가 출판돼 곧바로 베스트셀러가 되었습니다. 이 책에서는 바다표범, 악어, 독수리, 수달 등의 야생동물이 격감하고 있으며, 그 이유가 동물들의 정자 수 감소 등 생식기능 이상에 있다는 것을 지적했습니다. 이러한 생식기능 이상은 환경에 분포돼 있는 호르몬 때문이라고도 밝혔습니다.
1992년 덴마크의 한 연구원은 과거 50년 동안의 조사를 통해 사람의 정자 수가 정상 수치의 약 반수까지 감소했다고 보고해 주목을 끌었습니다. 이에 따라 각국의 연구팀도 인간의 정자 수 변화에 대한 조사를 시작했으며, 그 결과 감소 경향이 뚜렷하다는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이는 주로 환경오르몬에서 발생하는 활성산소 때문인데 30초 이상 씹어 먹을 때 활성산소는 대부분 없어집니다. 그러므로 잘 씹어 먹는 것이 우리의 몸과 생식능력을 지킬 수 있는 중요한 수단이라는 것을 알 수가 있습니다.
C. 약 100년 전에 미국의 플래처는 잘 씹기를 통한 건강관리를 주장했습니다. 플레처는 큰 부자로서 100kg이 넘는 고도비만으로 고혈압, 간장병, 당뇨병, 통풍 같은 질병에 시달렸습니다. 미국과 유렵의 여러 유명 의사들에게 치료를 받았지만 호전되지 않았습니다. 그 무렵 어떤 사람으로부터 오래 씹어보라는 권고를 받았습니다.
플래처는 큰 결심을 하게 되었는데 바로 "기름지지 않은 자연 그대로의 음식을 천천히 잘 씹어 먹겠다"는 것이었습니다. 플래처는 한번 먹을 때마다 100번 정도 오래 씹어 먹었습니다. 그 결과 체중이 75kg로 줄었고 여러 질병으로부터도 벗어났습니다. 플레처는 오래 씹는 바람에 하루 두 끼만 식사했습니다.
이런 방법으로 플래처는 건강을 되찾았고, 그의 이론은 "플래처 이론"이란 이름으로 널리 알려지게 되었습니다. 많은 건강학자들은 한번에 100번 정도 씹어 먹으면 위염, 위궤양, 식도염 같은 위장 질환 모두가 완치된다고 말합니다. 플래처의 이론은 11개 항목으로 다음과 같습니다.
1. 공복감이 아주 심해질 때까지 먹지 않습니다.
2. 영양학에 너무 신경 쓰지 말고 좋아하는 것을 먹습니다.
3. 먹은 음식물을 몇 번이나 잘 씹어 타액과 잘 섞은 후 자연스럽게 식도로 넘어갈 때까지 기다립니다. 우유도 씹는다는 느낌으로 마십니다.
4. 잘 씹음으로서 맛이 어떻게 변해가는지 느끼면서 맛을 즐깁니다.
5. 잘 씹어서 만복감을 느끼도록 해, 배를 80%만 채웁니다.
6. 잘 씹으면 변비에 걸리지 않습니다.
7. 잘 씹으면 변에서 냄새가 나지 않습니다.
8. 잘 씹으면 변은 강낭콩 크기로 토끼똥처럼 나옵니다.
9. 잘 씹으면 변의 양은 하루 10g에서 50g 정도로 적어지지만 부패하지 않아 장내에서 유해물질이 발생하지 않습니다.
10. 스프는 씹을 수 없기 때문에 피합니다.
11. 충분한 타액이 분비되고 있는지 항상 신경을 씁니다.
처음에 플래처의 이론은 의사들에게서나 학회에서 비웃음을 샀지만 나중에는 인정을 받게 되었으며, 그는 세계 각지에 초청을 받아 강연을 하는 유명인사가 되었습니다. <씹을수록 건강해진다>의 저자 니시오카 하지메도 잘 씹기 위한 규칙 12가지를 제정했는데 소개합니다.
1조: 한 입 먹으면 반드시 수저를 내려놓습니다. 예부터 전해져 내려오던 방법입니다.
2조: 현미밥, 딱딱한 빵 등 씹는 맛을 느낄 수 있는 음식을 먹습니다.
3조: 국수류를 먹을 때 적어도 고명은 오래 씹습니다.
4조: 식사에 시간을 들여 즐겁게 먹습니다. 지금보다 식사시간을 2배로 늘려보자는 의미입니다.
5조: 가공식품에 의존하지 앟습니다. 식품첨가물을 넣어 만든 가공식품은 건강에 해로우므로 의도적으로 줄 여나가야 합니다.
6조: 잘 씹고 있는지 여부를 항상 신경 씁니다. 잘 씹지 않는 습관은 의외로 벗어나기가 어렵습니다.
7조: 자연의 혜택에 감사할 수 있는 천연식품을 먹습니다.
8조: 아침에 30분 일찍 일어나 천천히 아침을 먹습니다.
9조: 아이들에게 씹는 맛을 느낄 수 있는 음식을 주어 씹는 버릇을 들입니다.
10조: 학교급식에서 씹는 습관을 실시하도록 권합니다.
11조: 식품표시에 관심을 기울여 식품첨가물에 신경 씁니다.
12조: 치아를 소중히 여겨 8020 운동에 참가합니다. 8020 운동은 80세에 20개의 자기 이를 간직하자는 운동입니다.
<참고문헌>
<씹을수록 건강해진다> 저자 니시오카 하지메. 2007년 한영문화사 발행